영양전문가 추천 폭염 이길 ‘진짜 보양식품’

소다 2018.08.05 11:30

열무, 파프리카, 토마토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삼계탕 등 고단백 음식만 먹기보단 열무 파프리카 토마토 우엉 등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음식도 함께 챙겨 먹으면 좋다. 동아일보DB 

푹푹 찌는 날씨에 아침부터 몸이 축 늘어진다.

식욕마저 사라져 음료나 과일로 대충 식사를 때우다 보면 ‘무더위로 몸이 상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40도에 달하는 폭염이 지속되면서 건강 유지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할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진짜 여름 보양(補陽)식은 무엇인지 영양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 삼계탕, 추어탕은 보양식인가

폭염 속에서 신체는 몸부림친다. 체온을 정상 범위로 유지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땀을 끊임없이 배출한다. 땀이 증발돼야 정상 체온이 유지된다. 땀 1.0mL를 증발시키기 위해서는 0.6Cal의 체열이 손실된다. 폭염을 이겨내려면 몸에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한국인은 이 에너지를 삼계탕 추어탕 보신탕 등에서 찾는다. 영양학적으로 특별히 장점이 있다기보다 탕 형태여서 수분을 보충하기 쉽다. 탕 속 고기는 더위를 이겨내느라 줄어든 에너지를 채워준다. 마늘 부추 등 다양한 채소를 한꺼번에 먹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요즘 같은 영양과잉시대에 굳이 고단백 탕 음식을 챙겨 먹을 필요는 없다. 폭염을 이겨내기 위해 몸에 부족한 물질을 보충하는 게 더 절실하다. 청연한방병원 김지용 원장은 “보양은 몸에 좋은 것을 더해주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영양 불균형을 해소함으로써 신체 에너지 대사를 활성화시켜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양’의 개념을 바꿔야 한다는 얘기다. 삼계탕 한 그릇의 열량은 900Cal가 넘는다. 따라서 열흘에 한 번 정도 먹는 게 적당하다. 기름진 곰탕과 추어탕을 자주 먹으면 소화 능력이 떨어지고 혈액순환에 방해가 된다. 고혈압 등 심혈관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자칫 혈액순환이 정체되면 덥고 습한 여름 열기가 몸속에 쌓인다. 이 경우 허리 주변이 화끈거리는 ‘습열 요통’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라미용 영양팀장은 △적정한 에너지와 수분 섭취 △충분한 비타민 섭취 △고지방보다 충분한 탄수화물 보충을 폭염 속 보양의 기준으로 제시했다.

가장 신경 써야 할 보양식은 ‘물’이다. 체중의 5∼6%에 해당하는 수분이 손실되면 갈증을 넘어 불안감과 피로가 몰려온다. 땀으로 배출되는 양의 3분의 1 이상은 항상 보충해줘야 한다. 여기에 단백질과 무기질, 비타민이 풍부한 음식을 삼시 세끼 챙겨 먹는 것이 핵심이다.

○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 3종 세트 챙겨야

대표적인 폭염 보양식품으로는 비타민A, B, C가 풍부한 열무가 꼽힌다. 열무는 수분이 많고 칼슘과 칼륨이 풍부해 뼈와 치아 건강은 물론이고 혈압 조절에도 좋다. 6∼9월이 제철인 파프리카 역시 세포를 튼튼하게 하는 비타민C, 면역력을 높여 감염을 막는 베타카로틴이 풍부하다. 토마토 속 붉은 물질인 리코펜은 활성산소를 제거한다. 이로 인해 체내 항산화 작용이 강화돼 폭염으로 지친 몸에 활력을 준다.

또 독성 물질을 해독하는 매실, 고단백이면서 칼로리와 지방이 낮은 콩국수도 폭염 속 꼭 먹어야 하는 보양식으로 통한다.
서울아산병원 윤소윤 영양팀장은 “무더위 속 당질이 근육 내에 축적돼 몸이 축 처질 때는 비타민B1이 많은 콩, 보리, 팥 등 잡곡을 섞어 먹으면 효과적이다”며 “칼슘이 많아 식욕을 돋우는 표고버섯, 오메가3가 풍부한 들깨, 식이섬유소와 무기질 함량이 높은 우엉도 여름철 땀으로 손실된 무기질을 보충해주는 식품”이라고 했다.

과일은 적당히 먹는 것이 중요하다. 과일에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많은 반면 탄수화물이 주를 이룬다. 많이 먹으면 혈당이 크게 오를 수 있다. 열량이 높고 중성지방이 많아 복부 비만도 생긴다. 실제 수박 한 조각은 50Cal나 된다. 4, 5조각을 먹으면 밥 한 공기를 먹는 것과 같다. 

한여름 밤 폭염과 갈증에 맞서 시원한 맥주 한 잔을 애용하는 사람이 많다. 맥주 한 잔을 들이켜기 전에 이것만은 기억하자. 250mL 맥주 한 잔엔 ‘식용유 한 숟갈 반’에 맞먹는 열량이 포함돼 있다. 또 맥주에 들어 있는 퓨린이란 물질은 체내에서 분해될 때 요산으로 바뀐다. 맥주를 많이 마셔 요산 수치가 올라가면 관절에 통증과 염증을 유발하는 ‘통풍성 관절염’이 생길 수 있다. 아무리 더워도 맥주는 한 캔 정도만 마시는 게 좋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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